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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MMCA 한국현대미술관 서울 전시회 리뷰,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

해리셀던 2024. 6. 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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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접니다.
어제 한국현대미술관 서울에 놀러갔습니다.
오랜만에 새로운 전시회를 많이 하길래 또 어떤 멋진 작품들이 있을까 설레이는 마음 반, 또 어떤 뜬구름잡는 작품들이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 반으로 입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6월 16일 4개의 전시회를 하고 있더라구요.
back to the future, 가변하는 소장품, 정영선: 이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
이중에서 back tho the future는 제가 예전에 리뷰한 것이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https://harryseldon.tistory.com/118

국립현대미술관 back to the future

2024년 4월 5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놀러갔습니다. 그냥 심심하면 놀러가는 버릇이 있어서 지금 무슨 전시회를 하는지 찾아보지는 않고 갔더니 이전에 봤던 back to the future 전시회가 아직도 하고 있

harryseldon.tistory.com

 
back to the future빼고 나머지 3개 전시회를 구경했는데 그중에서 오늘은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를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머지도 내일과 모레 하나씩 리뷰를 할 예정이니 관심있는 분은 구경오시길 바랍니다.
 
먼저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라는 전시회의 컨셉을 봅시다.
다음은 전시회 소개글입니다.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는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주제기획전이다.
→사물은 그냥 물건들이잖아요? 이 물건들 보면서 뭔가 특별한 감정을 가집니까? 애착이 가는 물건이 아니면 사실 물건들보고 특별한 감정을 가지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 물건에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의미를 부여해보겠다고 하네요. 그다지 흥미가 가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 전시회를 통해 우리 일상에서 물건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알게 되어 삶이 새로운 경험이 될 수도 있지만 유튜브니 종편프로그램이니 책이니 뭐니 읽을 것도 볼 것고 쏟아지는데 굳이 여기 와서 이걸 본다는 것은 정말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그 시각이 사람들에게 적어도 유튜브보다 더 강한 흥미와 재미를 불러 일으키지 않은 이상 의미가 있을까라는 질문이 생기네요.
오랜 시간 인간은 사물을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로 여기고, 자연에서 원료를 가져와서 무언가를 끓임없이 디자인하고 생산해 냈다.
→인간은 그저 물건을 자연에서 가져와서 새롭게 만들어서 이용했기에 도구 그 이상으로 안 봤다는 겁니다.
전시는 이와 같은 모던 디자인적 사고로 인해 사물이 인간의 쓰임을 받는 물건에 머물게 되었다고 보고, 예술적 사고로 전환을 통하여 사물의 개념을 확장하고자 한다.
→한마디로 인간만 중요하고 나머지는 모두 이용하는 도구로만 보는 모던 디자인적 사고를 여기서 예술적 사고방식으로 니네 생각을 뜯어 고쳐주겠다라는 말이죠.
 
한번 어떻게 뜯어고치나 기대가 됩니다.
 
맨 처음 저를 맞이한 작품은 스튜디오 드리프트의 '머티리얼리즘'입니다.

자전거를 재료별로 분리해서 그 양만큼 저런 식으로 직육면체로 놔둔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쟤네들을 다시 부품으로 만들어서 조립하면 자전거가 된다는 것으로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사물에 새로운 의미도 좋지만 저렇게 전혀 다른 재질과 느낌의 재료들이 여러 직육면체로 조화롭게 늘어져 있는 모습 그 자체가 멋지더라구요.
뭔가 미래 도시를 보는 것같기도 하고 고무재질 노란 색과 윤이 나는 금속의 회색과 무광의 짙은 녹색, 끝에 있는 조그만 붉은색 등이 보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상을 재료로 치환하는 것을 보면서 인간 구성성분표를 본게 생각이 났습니다.
인간은 산소 65% 탄소 18% 수소 10% 질소 3% 칼슘 1.5% 인 1.0% 칼륨 0.4% 황 0.3% 나트륨 0.2% 염소 0.2% 마그네슘 0.1% 기타 미량 미네랄인 아연, 철, 구리, 셀레늄, 붕소, 크롬, 망간, 코발트, 요오드, 몰리브덴, 바나듐, 실리콘 0.3%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게 접니까?
오히려 이러한 물질로 분해시키는 작업은 그 물질을 그저 도구로 보는데 더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겁니다.
물론 이 작품들이 주는 느낌은 마음에 들지만 이 전시회 컨셉과는 반대되는 작업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의도한건가?
 
다음 작품은 우주+림희영 작가의 Song from plastic이라는 작품입니다.

 
저기 벽에 여러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달려 있는데 저 쓰레기들을 CD처럼 음악을 녹음시켜놨습니다.
그래서 저 앞에 사람만한 플라스틱 쓰레기 플레이어가 있는데 거기에 끼우고 돌리면 음악이 나옵니다.
제가 그 플레이어를 봤을 때 딸기 플라스틱 포장용기가 돌아가면서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음악이 나오는 겁니다.
제가 존경하는 이박사의 'Young man'이었습니다.
와...다른 건 몰라도 우주+림희영 작가의 선곡이 마음에 들어서 다른 것들도 찾아 보았습니다.

위에 쓰레기마다 어떤 노래가 나오는지 적어놓은 표입니다.

 
왼쪽에 QR코드를 확인하시면 직접 사운드와 영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으로 이게 물건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음질은 생각보다 좋지가 않아서 약간 공포스러울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오른쪽표도 역시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제가 뭐에 홀렸는지 7, 8, 9열을 안 찍어서 당황스럽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안 찍었네...
 
그 다음 작품이 포르마판타스라는 스튜디오에서 만든 '캄비오'라는 다큐멘터리 영화였는데 숲에 대한 유럽인의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주 흥미진진하긴 한데 다큐라서 이 전시회에 어울리는 작품인지 좀 의아했습니다.
1800년대 유럽인들이 숲과 인간과 개발에 대해 어떤 사고를 했고 그것이 어떤 역사적 결과로 나왔는지 나레이션과 아름다운 영상으로 보여줍니다.
 
그 다음 미카 로벤버그 작가의 '코스믹 제너레이터'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인데 무슨 초자본주의 시계에서 노동과 가치 생산에 대한 생각들을 탐구한다는 영상 작품이었습니다.
전구를 망치로 깨다가 멕시코 쪽 중국 음식점들 모습을 그냥 보여주는데 이해도 안 가고 관객 놀리는 느낌이라 불쾌했습니다.
오히려 그걸 보는 사람들의 넋나간 얼굴들이 더 볼 만했습니다.

위에 보는 작품도 로젠버그가 만든건데 이건 그래도 이쁘기라도 하지 정말 참 난해한 작가였습니다.

 그 다음이 박소라 작가의 '감각의 축적'이라는 작품인데 미디어 기술을 통해 인간과 사물의 관계를 재해석한다고 합니다.
센서를 통해 지나가는 사람들을 데이터화해서 화면에 보여주는 건데 아...
정말 보고 싶지도 않고 궁금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체 저걸 보고 뭘 느끼라는건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차라리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시티펜스'는 직접 관객이 잡고 움직일 수 있는 물건이라서 흥미가 있기라도 하지 이건 뭐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 다음 작품이 루시 맥레이의 '고독한 생존 보트' 연작입니다.

이게 전시회에서는 1번이랑 3번이랑 4번이 한꺼번에 연결되서 걸려 있고 2번은 다른 벽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연관이 없는 줄 알았는데 가만히 보니까 제목이 위도 경도로 작품마다 조금씩 자세해 지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순서대로 연결해보니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가 하도 누워있어서 허리가 아파 스트레칭을 하다가 다시 조심스럽게 일어나 옆으로 돌아누워도 보다가 결국 정자세로 누워 있는 것이 가장 편하구나.'라는 것을 느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도 가만히 있으면 몸이 찌부둥하고 허리아프다라는 블랙코미디를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한 건가?
정말 현대예술을 풍자하는 작품이 아닌가?
참고로 저 위경도 좌표가 어디냐면 중국의 루오마 호수라는 곳입니다.
 
그 다음이 타이요 오노아토와 니코 크랩스의 '미래기억들'이라는 작품인데 간지가 나서 좋았습니다.

 

 

 

사실 의미 이런건 잘 모르겠고 사진을 이렇게 만들어도 멋진 작품이 되는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사진의 일부에 다른 장면을 넣거나 네온색을 입혀 새로운 장면으로 연출한 사진입니다.
콘크리트와 불빛, 네온불빛 등이 어우러져 SF 느낌이 나는데 사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앞에서 한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은 잭슨 홍의 '러다이트 운동회'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관객 참여 작품으로 인공지능 등의 과학기술에 대한 공포를 공놀이로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러다이트는 옛날에 영국에서 기계가 사람 일자리 다 뺐는다고 기계부수고 다닌 폭동이었는데 이것도 미래 기술이 사람 괴롭힌다고 공포로 그 기술을 부수는 운동회인 것 같습니다만...
그런데 무슨 공포?
사람들 좋아서 공던지고 즐겁게 놀고 있는데 무슨 공포인지 정말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지자체에 돈이 없어서 공간을 충분히 확보를 못하여 여러 공놀이를 좁은 곳에서 전부 체험할 수 있게 만든 공공 체육관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것도 블랙 코미디인가요?
그 옛날 신념에 가득찬 폭동이 지금은 정치화 자본주의화되어 웃기게 변한 것을 표현한 것인가요?
의도와 달리 아주 즐겁고 행복한 작품이었다는 것이 제 감상평입니다.
 
전체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머티리얼리즘'과 '미래기억들'이 제일 인상깊었구요.
이걸 통해 제가 사물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느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다른 전시회인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과 '가변하는 소장품'을 리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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